자유게시판

108번뇌와 염주알

가일묘산 2022. 1. 20. 09:55

 

밤사이 눈이 내렸다.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여 있다.

만물이 하나가 되어 포근하고 평화롭게 보인다.

 

눈꽃송이 하나 둘씩 떨어질 무렵,

요란하고 급박한 소리를 내며 견인차와 구급차가 앞다투어

경쟁하듯 달려간다.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색상으로 보이는 것이 다른 한편에서 피빛이 되어 전해진다.

 

내가 바라보는 단풍잎은 꿈속같은 추억의 책장속에 갈무리 되어있고

어느 누군가에게는 새벽녘의 힘든 일거리로서 남겨진다.

 

내가 보는 세상과 세상이 바라보는 내가 존재한다.

 

나는 곧 오온이고

세상은 12처와 18계로 구성되어 있고 내.외적 의식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육근, 육경, 육신으로 구분된다.

육근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경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 육신은 육근이 식별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오온인 나의 내적 감각기관이 외부의 대상을 접했을때 일어나는 의식이 곧 세상이다.

드러난 色을 眼이 바라보고 의식을 접촉하여 느낌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느낌에 의해 좋고 나쁘며 이도 저도 아닐 수 있고, 때로는 집착하게되면서 고통과 갈등이 수반된다.

이는 "번뇌"로서 불교에서는 일체의 법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내가 보고싶은 것, 듣고 싶은 것이 있으며

보이는대로 보고, 들리는대로 듣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싶은대로, 나의 경험치로 보고, 듣는다.

보고싶지 않는 것은 멀리하고 듣고싶은 것만 골라서 유불리를 따져보고 나에게 유리한 것에 집착한다.

번뇌의 출발이며 번뇌와 더불어 살아간다. 그리고 생각하고 행위한 결과에 따라 인과응보는 이어진다.

 

불가에서 108번뇌라는 숫자는

육근(눈,귀.코.혀,몸,뜻), 육경(물질, 소리,냄새, 맛, 접촉, 진리) 그리고 호악평등(좋고, 나쁘고, 이도저도아님)을

전생,현세,환생의 연기법에 의한 업의 작용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육근과 육경에서 나온 숫자 12, 호.악.평등의 작용으로 3배수를 하고 이어서 과거, 현재, 미래의 3을 곱해 나온 숫자가 108이 된다. 염주알의 숫자가 108개인 이유를 불가에서는 그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야구공에서 꿰메는 실밥의 숫자도 108, 골프공의 홀컵의 치수도 108미리로서 번뇌의 숫자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지요^-^.